고혈압은 나이가 들면서 누구나 마주하게 되는 건강 신호입니다. 하지만 이것이 평생 짊어져야 할 짐이 아니라, 관리 방법에 따라 얼마든지 건강한 노후를 보낼 수 있다는 사실을 아는 것이 중요합니다. 20세기 초까지만 해도 의사들조차 고혈압의 위험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했으나, 보험회사의 통계와 1950년대 프리미엄 연구를 통해 고혈압이 심뇌혈관 질환의 주요 위험인자임이 밝혀졌습니다. 현재 우리는 효과적인 치료법이 존재하는 행운의 시대에 살고 있으며, 올바른 관리만 있다면 유병장수가 충분히 가능합니다.

정확한 혈압 측정이 관리의 시작입니다
고혈압 관리에서 가장 먼저 선행되어야 할 것은 자신의 정확한 혈압을 아는 것입니다. 혈압은 시시각각 변하기 때문에 한두 번의 측정으로는 정확한 수치를 파악하기 어렵습니다. 병원에서 측정하면 긴장으로 인해 평소보다 높게 나오는 경우가 많으며, 집에서 매번 잴 때마다 결과가 다르게 나온다고 해서 혈압계가 고장난 것이 아닙니다. 이는 혈압의 정상적인 특성입니다.
정확한 혈압을 측정하기 위해서는 체계적인 방법이 필요합니다. 우선 믿을 만한 혈압계를 준비하고, 일주일 동안 매일 아침 두 번, 저녁 두 번 총 네 차례 혈압을 측정해야 합니다. 아침 혈압은 화장실을 다녀온 후 식사와 혈압약을 복용하기 전에 측정하고, 저녁 혈압은 취침 1시간 전에 측정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측정 30분 전부터는 카페인이나 운동, 흡연, 목욕, 음주를 삼가야 하며, 5분 전부터는 안정을 취해야 합니다.
측정할 때는 의자에 바르게 기대고 앉아 양발은 평평한 평지 위에 내리고 발을 꼬지 않은 상태를 유지합니다. 혈압 측정용 커프는 심장과 같은 높이에 오도록 착용하며, 옷은 얇게 입고 커프는 너무 느슨하지 않게 착용합니다. 측정하는 동안 대화는 자제하고, 1분 간격으로 두 번 측정하여 평균값을 기록합니다. 일주일 동안 빼놓지 않고 모든 수치를 체크한 후, 첫째 날 값을 제외한 평균값이 바로 자신의 정확한 혈압입니다. 이렇게 측정한 혈압이 135/85 이상이면 고혈압으로 볼 수 있습니다.
혈압을 180 이상으로 재고도 약 없이 조절했다고 말하는 분들이 있는데, 이는 애초에 혈압을 잘못 측정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정확한 측정 방법을 따르지 않으면 자신의 건강 상태를 제대로 파악할 수 없으며, 혈압이 정상인 사람이 불필요하게 약을 복용하거나, 고혈압 환자가 관리를 시작할 골든 타임을 놓치는 사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정확한 혈압 측정은 효과적인 고혈압 관리의 첫걸음이자 가장 중요한 기초입니다.
생활습관 교정으로 혈압을 낮출 수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병원에 가면 무작정 약부터 처방받고 한번 시작하면 평생 먹어야 한다고 오해하지만, 이는 사실과 다릅니다. 고위험 고혈압 환자가 아니고 환자의 의지가 충분하다면 약 없이 생활습관 관리를 3개월에서 6개월 정도 시도합니다. 실천력이 뛰어나 혈압 관련 모든 생활 수칙을 철저히 지키면 약을 먹지 않고도 혈압이 관리되는 경우가 있으며, 약을 먹는 경우에도 용량을 줄이거나 심지어 끊게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첫 번째로 중요한 것은 정상 체중 유지입니다. 체중을 1kg 감량할 때마다 수축기 혈압이 약 1mmHg씩 낮아지며, 특히 비만이거나 당뇨병, 이상지질혈증이 있는 분들은 더욱 뚜렷한 혈압 감소 효과가 있습니다. 목표는 BMI 즉 체질량지수를 25 미만으로 유지하는 것입니다. BMI는 몸무게를 미터로 환산한 키의 제곱으로 나누어 계산하며, 예를 들어 키가 170cm이고 몸무게가 70kg이라면 70을 1.7의 제곱으로 나눈 24.2가 BMI가 됩니다. 체중을 줄이기 위해서는 당분이 많은 간식과 음료수를 피하고, 탄수화물과 콜레스테롤 섭취를 줄이며, 대신 단백질과 신선한 채소를 더 많이 섭취하는 식습관을 유지해야 합니다.
두 번째는 저염식입니다. 하루에 소금을 6g 이하로 섭취하면 수축기 혈압이 약 5mmHg 정도 낮아집니다. 국물을 줄이고 가공식품 대신 신선한 식품을 선택하며, 간은 처음부터 하는 것이 아니라 맨 마지막에 조금씩 하고, 소스는 뿌려 먹기보다는 찍어 먹는 습관을 들이면 염분 섭취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됩니다. 라면, 칼국수, 잔치국수, 냉면 등 면 요리는 국물뿐만 아니라 면을 반죽할 때도 염분이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면 요리 자체를 가급적 줄이는 것이 좋습니다. 국물에 물을 많이 타서 싱겁게 먹는다고 해도 총 염분 섭취량은 똑같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합니다. 중요한 것은 싱겁게 먹는 것이 아니라 소금 섭취량을 줄이는 것입니다. 저염식과 함께 콩팥 기능에 문제가 없다면 칼륨을 많이 섭취하는 것도 좋으며, 칼륨은 과일, 채소, 야채, 통곡물 등에 많이 함유되어 있습니다.
세 번째는 운동입니다. 하루에 30~50분, 일주일에 5일 이상 운동을 하면 수축기 혈압이 약 5mmHg 정도 감소합니다. 고혈압에는 유산소 운동이 효과적이며, 숨이 차고 대화가 힘들 정도의 강도라면 빠르게 걷기, 가볍게 달리기, 자전거 타기 등 종류와 상관없이 모두 도움이 됩니다. 다만 식후에 천천히 걷는 것은 유산소 운동이 아닌 산책입니다. 네 번째는 절주입니다. 절주하면 수축기 혈압이 약 4mmHg 정도 감소하는데, 하루에 남자의 경우 두세 잔, 여성은 한두 잔입니다. 하지만 술은 적은 양으로도 뇌 기능에 영향을 주고 암의 위험 요인이 되는 만큼 최대한 줄이거나 끊는 것이 좋습니다.
다섯 번째는 건강한 식단입니다. 건강한 식단을 잘 유지하면 수축기 혈압이 약 10mmHg 정도 낮아집니다. 채식주의자들이 육식을 주로 하는 사람보다 혈압이 낮은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지만, 이것을 육식을 하면 안 된다고 오해해서는 안 됩니다. 동물성 단백질을 먹지 않아서가 아니라 과일, 채소, 섬유질 섭취 증가와 포화지방산 섭취 감소에 의한 복합적인 효과이기 때문입니다. 나이 들수록 근력 유지를 위해 단백질을 잘 섭취하는 것은 아주 중요하므로 지방이 적은 살코기 위주로 잘 챙겨 먹되, 과일과 채소도 함께 섭취하는 것이 좋습니다. 유튜브에서 특정 음식이나 영양제만 먹으면 혈압이 쑥 내려간다고 주장하는 경우가 있지만, 이러한 것들은 높은 수준의 연구를 통해 효능을 입증하지 못한 것들이 대부분이며, 오히려 특정 음식이나 영양제를 너무 많이 섭취하면 간에 무리를 줄 수 있습니다. 여섯 번째는 금연입니다. 흡연은 고혈압뿐만 아니라 심혈관 질환의 강력한 위험인자이므로, 고혈압 환자가 아무리 혈압을 잘 조절해도 흡연을 계속한다면 심뇌혈관 질환의 위험은 피할 수 없습니다.
약물치료에 대한 오해를 바로잡아야 합니다
생활습관 교정을 통해 혈압을 낮출 수 있지만 이 모든 것을 완벽히 해내기란 쉬운 일이 아니며, 고위험 고혈압 환자라면 생활습관을 관리하는 것만으로는 고혈압의 위험성을 낮추기 어렵기 때문에 고혈압약을 복용해야 합니다. 약의 종류는 그 기전에 따라 A, B, C, D 네 가지로 분류됩니다. A는 안지오텐신 억제제, B는 베타 차단제, C는 칼슘 채널 차단제, D는 이뇨제입니다. 사람마다 잘 듣는 약이 다르기 때문에 최근에는 여러 가지 약을 적은 용량씩 섞어 처방합니다. 이렇게 하면 어떤 약이 잘 듣는지 알기 위해 이런저런 약을 교대로 써야 하는 번거로움도 피할 수 있고, 용량도 적게 투여하기 때문에 부작용도 덜합니다.
약을 복용하다 보면 깜빡하고 약을 빼먹는 경우가 있는데, 한 번 정도 약을 빼먹는다고 해서 큰일 나지 않습니다. 다만 약을 안 먹은 것이 저녁때 생각나서 저녁에 약을 먹고 다음날 아침에 또 약을 먹으면 혈압이 너무 내려가 안 좋을 수 있습니다. 만약 점심 먹을 무렵에 약을 안 먹은 것이 떠올랐다면 약을 드시고, 저녁 이후에 떠올랐다면 약을 건너뛰고 다음날 아침 일찍 드시면 됩니다. 약을 잘 복용하면 생활습관 관리만 한 것에 비해 혈압이 드라마틱하게 떨어집니다.
고혈압약에 대해 인터넷에 떠도는 소문들 중 잘못된 것이 많습니다. 노인은 혈관이 좁아진 상태라 혈압이 높은 것이 좋고 혈압을 낮추면 안 된다는 주장이 있는데, 이것은 1980년대 의과대학 교과서에도 실린 내용으로 현재는 완전히 잘못된 정보입니다. 여러 연구를 통해 아무리 나이가 많더라도 고혈압을 치료하면 도움이 된다는 사실이 잘 밝혀져 있습니다. 둘째로 혈압약이 치매를 유발한다는 주장도 사실과 완전히 반대입니다. 혈압을 낮추면 치매 위험이 줄어든다는 연구는 너무나 많으며, 연구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혈압 치료는 치매 위험을 약 13% 낮춥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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